- 이재명 “이·채·양·명·주 4.10총선 국민들 화집점은 정해졌다!” 선언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1일 오전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도동 소재 국회 본펑 당대표회의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고, ‘이채양명주’ 다섯 글자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한인협 = 박귀성 기자] 김건희 뇌물수수 사건과 이태원 참사, 채상병 사망 사건 등이 총선의 화집점으로 부각될 모양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1일 오전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도동 소재 국회 본청 당대표회의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는 자리에서 ‘이채양명주’ 다섯 글자를 언급하면서, 글자에 담긴 내용을 상세하게 설명하면서, 윤석열 정권의 5대 실정이라고 지적했기 때문이다.
이재명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례적으로 최고위원들의 발언을 모두 청취한 후 마지막으로 발언해 공개회의를 마무리했다. 이재명 대표는 특히 ‘이·채·양·명·주’를 또박 또박 낱글자로 언급하면서 손가락을 펴보이기도 했다.
이재명 대표가 언급한 다섯 글자 가운데 ‘이’자는 이태원 참사에 대한 내용이 담겼다고 설명했다. 수백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대규모 참사에서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은 정부와 여당이라는 막중한 책임에 대해 그 누구도 이태원 참사 관련 책임을지지 않고 있어, 국민들의 공분을 사고 있는 사안이다.
‘채’는 이른바 ‘채상병 사망 사건’을 언급한 것으로, 지난 2023년 7월 19일 오전 9시 10분경 2023년 여름 한반도에 폭우가 쏟아지면서 심각한 폭우 피해 지역인 경상북도 예천군 호명면 황지리의 내성천 보문교 일대에서 실종자 수색 작전 중 해병대 제1사단 포병여단 제7포병대대 소속 채수근 일병(사망후 1계급 특진)]이 급류에 휩쓸려 실종되었다가 14시간 만에 사망한 채 발견된 사고인데, 윤석열 정부가 고의적으로 사고 사실을 은폐 축소하기 위해 상부에서 외압을 넣었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국방부 수장인 이종섭 장관이 개입된 혐의가 포착되어 공수처에서 수사를 받고 있는 중이었다.
이재명 대표는 이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이 개구멍으로 이종섭 장관을 도망시켰다”고 표현했다. 공수처 소환조사를 앞둔 시점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부랴부랴 이종섭 장관을 주호주대사로 임명하고 이미 출국금지된 이종섭 장관을 호주로 내보냈고, 이종섭 장관은 대사 임명장도 없이. 이종섭 장관은 주호주 대사로 부임하기 위해 10일 오후 출국했는데, 법무부가 이 전 장관에 대한 출국금지 조치를 해제한 지 이틀 만이다.
이에 앞서 출국이 금지됐던 이종섭 전 장관은 7일 공수처에 출석해 4시간 약식 조사를 받은 지 3일 만에 출국하면서 공수처의 수사는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런 윤석열 정부의 행정 행태에 대해 “공권력을 동원해서 피의자를 도피시켰다”며 크게 반발했다. 이재명 대표는 이를 ‘개구멍’이라고 비하한 것이다.
다수의 언론매체에 따르면, 10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에서 브리즈번행 대한항공편으로 출국한 이종섭 전 장관은 호주 정부에 윤석열 대통령의 신임장 사본을 먼저 제출한 뒤 업무를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 이종섭 전 장관은 호주 정부의 부임 동의(아그레망)를 받은 만큼 일반적인 대사 업무는 바로 할 수 있다.
하지만, 해외 파견 대사는 국가원수로부터 받은 신임장 원본을 주재국 정부에 제정한 이후 대사 직함으로 공식 역할을 할 수 있다. 현재 신임장 사본만 받은 이종섭 전 장관은 일단 사본을 주재국 의전장 등에 제출한 뒤 현지 한인들이나 호주 정부 관계자들을 만나는 업무부터 시작할 것으로 보이는데, 이재명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을 정면으로 겨냥하고 “지금 당장 대사 임명을 철회하고, 국내로 압송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나머지 글자 셋 “양명주”는 모두 윤석열 대통령의 처 김건희 씨에 대한 사안이다. 이재명 대표가 언급한 “양”은 이른바 ‘김건희 로드’로 불리는 서울-양평간 고속도로 노선이 본래의 계획과는 상관없이 경기도 양평군 소재 김건희 씨와 친모 최은순 일가가 소유한 토지쪽으로 노선이 느닷없이 변경된 사건으로, 세간에서는 ‘김건희의 해먹을 결심’이라는 논란이 제기되고 있는 사안이다.
“명”은 최근까지 온라인과 SNS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사안으로, 평화통일 운동가인 미국 국적 최재영 목사에게 김건희 씨가 Christian Dior 상표의 명품백을 받아먹었다는 뇌물수수 논란이다. 최재영 목사는 지난달 21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명품가방을 선물하기 전후로도 샤넬 화장품 등 다른 뇌물도 있었다고 폭로하면서, 자신이 현장에 있는데도, 정부기관 인사채용에 개입하는 듯한 전화통화를 이어가는 모습을 보였기에 ‘몰래 카메라’ 촬영을 해야할 필요성을 느꼈다고 폭로한 바 있다. 이런 김건희 뇌물수수 의혹에 대해 대통령실은 “해당 명품백은 창고에 보관하고 있다”고 했고, 윤석열 대통령은 KBS와의 대담에서 “아내가 중학교 때 아버지가 돌아가셔서, (가방을 준 최재영 목사가) 아버지와 동향이고 친분을 얘기하면서 왔다. 대통령이나 대통령 부인이 어느 누구한테도 박절하게 대하긴 참 어렵다”고 했다.
“주”는 역시 김건희 씨가 주가조작으로 수십억 원의 부당이익을 챙겼다는 의혹으로, 윤석열 대통령은 대선 후보자 신분 당시에도 갈팡질팡하면서 정확한 해명을 내놓지 못했다. 그러나 대선이 끝난 이후, 김건희 씨와 주가조작을 함께했던 도이치모터스 권오수 회장을 비롯한 관계 인물들이 줄줄이 재판을 받게되었고, 김건희 주식 계좌, 통화내용, 김건희 이름의 파일폴더 등이 법정에서 지속적으로 등장하면서 모친 최은순과의 통정매매 등 ‘주가조작’의 흔적이 끊임없이 발견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검사출신 윤석열 대통령과 검찰은 김건희 주가조작 혐의에 대해 이렇다할 수사 결과를 내놓지 않고 있는 모양새다.
한편, 이재명 대표의 이런 전투적 발언이 더불어민주당 인터넷 홍보 영상 채널 ‘델리민주’를 통해 전해지자 이재명 대표를 지지하는 국민(일명, 개딸)들은 쌍손을 들어 환영하는 모양새다. 서울시민이라는 P모씨(양천구 거주, 62세, 남)는 11일 오전 본지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요즘 델리민주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무척 재미있다”라면서 “이재명 대표가 과거처럼 싸움닭의 모습을 회복한 듯 싶은데, 민주당이 진작부터 이렇게 싸우는 투사의 모습을 보여줬어야 한다”고 평가했다.
또한 경기도 성남시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K모씨(56세, 여)도 지난 7일 본지 기자와의 대화에서, “얼마전부터 이재명 대표가 각종 민생현장 시찰이나 지역구를 돌며 행하는 연설 등이 마치 성남시장 시절처럼 잘 싸우고 있는 것 같다”면서 “우리는(과거부터 이재명 대표를 지지하는 시민들) 이재명 대표의 이런 모습을 원했고, 지지해왔다. 다만, 이제는 당의 대표가 직접 나서기보다는 당 차원에서 소속 의원들이 함께 나서주셔야 한다고 본다. 그동안 민주당 의원들이 해온 행태를 보면 고구마 몇 개는 먹은 듯 가슴이 답답하고, 먹먹했다”라고 총선에 돌입하는 이재명 대표의 일거수일투족에 대해 평가했다.
박귀성 기자 skanskdl0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