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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교수 “내가 이럴려고 법률공부했나? 자괴감 들어...”

기사승인 2017.01.28  09:5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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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촛불 법률전문가들 설날에도 “이재용 구속하라!” 외쳐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해 청구된 특검의 구속영장이 서울중앙지방법원 영장전담판사 조의연 부장판사가 지난 19일 새벽 기각 결정을 내리자 시민사회단체에서 활동하는 법률전문가들이 법원 앞에서 천막농성에 들어갔다. 설날인 289일 이날까지 농성돌입 11일째를 맞는 이들 법률가들은 민족 전통 명절인 설날에도 농성장을 지킬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최강 한파가 급습한 영하권의 추위 속에서도 서울 서초구 서초동 소재 서울중앙지방법원 정문 앞에 3평 남짓한 비닐 천막을 치고 ‘이재용을 구속하라!’고 목소리를 높이는 법률전문가들이 민족 전통명절 설과 함께 거리농성 10일째를 맞는다.

촛불 변호사들로 주축이된 시민사회단체와 변호사 등 법률 전문가들은 지난 19일 새벽 5시쯤 서울중앙지방법원 영장실질심사전담판사인 조의연 부장판사가 이재용 삼성 부회장에게 청구된 구속영장을 기각하자 즉각 이에 반발해서 이곳을 찾아 시국 거리농성에 돌입하고 조의연 판사의 이재용 부회장 구속영장 기각을 강력히 규탄했다.

촛불 변호사들을 찾아 동조와 연대 의사를 밝힌 법률전문가는 조국 서울대학교 법학대학원 교수와 민변출신인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 등을 비롯해 약 200여명에 이른다. 조국 교수는 지난 23일 이곳을 찾아 “현수막을 바꾸는 게 좋겠다. 조의연 판사의 이번 구속영장 기각 결정을 보면, 좋은 문구가 생각난다”면서 “내가 이럴려고 법률공부를 했나? 자괴감이 든다”고 말해, 이재용 구속영장을 기각한 법원의 결정을 풍자했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권영국 변호사 등 촛불 법률가들이 지독한 강추위가 급습한 지난 20일엔 현수막과 천막 텐트를 치고 농성에 들어가자 일부 법원 경비원과 경찰들이 천막을 부수고 집기와 기물 등을 파손하는 등의 소요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안진걸 박근혜퇴진 비상국민행동 상임위원은 지난 26일 “430억이나 뇌물을 준 이재용 구속영장을 법원이 기각했다는 것은 도저히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된다”면서 “이번 구속영장 기각으로 사법부가 국민 법감정과 얼마나 동떨어져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준 단면”이라고 이재용 구속영상 기각을 결정한 법원을 맹렬히 비판했다.

천막농성에 참여한 한 인권변호사는 “2017년을 박근혜와 이재용을 반드시 처벌해서 구속시키는 해로 만들어야 한다”면서 “국정농단으로 나라의 기조가 무너지고 이젠 법률마저 무너진 것인데, 이를 바로 잡기 위해선 죄를 지은 당사자들을 법에 의해 단죄하지 않은면 국가 기강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날선 지적을 가했다.

현수막에 ‘이재용 영장기각에 분노하는 법률가들, 노숙농성 돌입’이라고 큼지막하게 써넣은 이들은 매일 저녁 촛불집회를 열고 강연회 형식으로 시민들과 소통하며 이번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기작 결정에 대해 법률적 모순을 성토하고, 관련 사건의 법률적 해석을 내놓으면서 이재용 부회장에 대해 특검이 구속영장 재청구를 해야 한다면서 이재용 구속을 강력히 촉구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 23일에도 광화문광장의 촛불민심을 법원 앞까지 이끌었다. 이날 법률가 노숙농성단과 시민들은 서초동 법원과 검찰청 사이 삼거리 정곡빌딩 앞에서 촛불 집회를 열고 ‘이재용 구속영장 기각 규탄 및 영장재청구 촉구 촛불집회’를 열었다.

이날 조국 교수는 시국강연을 통해 “내가 이러려고 법을 공부하고 가르치나 자괴감이 들었다”면서 법원의 결정을 한껏 성토했는데, 이들 법률가들이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영장 기각에 분노해 행동에 나선 이유와 맥락을 같이 했다.

앞서 ‘이재용 영장기각에 분노하는 법률가 시국농성단’은 지난 20일 오후 1시 서초동 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법으로 포장한 거짓을 발가벗겨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법률전문가들인 법률가들이 먼저 나서야 한다. 법원의 결정이 얼마나 엉터리인지, 얼마나 거짓으로 위장돼 있는지 낱낱이 고발함으로써 공분을 모아야 한다”며 노숙농성에 들어갔다.

민변의 류하경 변호사는 “오죽 화가 났으면 (우리들이) 거리로 나왔겠나. 저희는 판결에 원칙적으로 복종한다. 변호사들만큼 판결에 복종하는 직업군은 없다. 그러나 의사표시를 확실히 해야 한다. 너무나 기가 막힌 상황이다. 법리적으로 왜 잘못됐는지는 이미 다 알고 있다. 삼성이 430억이나 되는 액수를 대통령 최측근(최순실)에게 전달한 이유는 삼척동자도 다 안다. 그런데도 법원이 대가성이 부족하다고 주장하는 것은 말이 될 수 없는 판결이다. 헌정 이래로 이렇게 참혹한 재판은 없다. 그래서 거리로 나오게 됐다”고 전했다.

류하경 변호사는 나아가 “박근혜 대통령은 임기가 있는 권력자다. 그러나 이 부회장은 임기도 없는 대한민국 최고 권력자다. 그런데 이에 법원 판사가 무릎을 꿇었다는 것은 사법부의 자존심을 위해서도 변호사들이 가만히 있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번 노숙농성 제안에는 200여 명의 법률가가 참여했다. 지방에 있거나 강의나 재판이 있는 이들을 제외하고 순번을 짜서 돌아가며 천막을 지킨다. 변호사, 법학 교수들 위주로 구성된 법률전문가들인 만큼 매 저녁 릴레이 거리강연 등을 통해 법원의 잘못된 결정의 대중에게 법리적으로 설명하는 데 주력하며, 낮에는 센드위치 비켓을 매고 1인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이들 법률가들이 법원 앞에서 이재용 부회장의 영장기각에 반발해 노숙농성에 들어갔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일반 시민들도 끼니때마다 식사를 나르고 방한용품 등을 지원하기 시작했다. 천막 텐트 옆에는 ‘행동하는 양심에 경의를 표합니다’라는 글귀가 적힌 화환도 놓여 있었다.

자신을 ‘촛불’이라고 소개한 한 여성은 빵이 가득 담긴 봉투를 들고 농성장을 찾았다. 반갑게 인사를 나누며 천막 안으로 들어온 여성은 “추운데 고생하신다”며 빵 봉투를 건넸다. 그는 어려운 결정을 한 법률가들을 응원하기 위해 찾아왔다고 전했다. 방배역 1번 출구 뒷블럭에서 표전식당 ‘비움’을 운영한다는 홍모 대표는 “어제는 20분 정도가 계셔서 오늘도 20인분 식사를 준비했는데, 큰일이네요”라고 준비해 법률가들의 식사가 많이 남을 것을 걱정하기도 했다.

한편, ‘이재용 영장기각에 분노하는 법률가 시국농성단’은 당초 지난 25일까지 농성과 강연을 이어나갈 계획이었지만, “아직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특검의 영장 재청구가 이루어지지 않았고, 이재용 구속이라는 목적 역시 달성하지 못했다”면서 “당분간 추위를 지켜보면서 지방에 계신 법률가분들과 동참의사가 있는 사회 각 분야의 법률활동가들과 연대도 모색해 볼 생각”이라면서 농성을 계속 이어갈 뜻을 내비쳤다.

[한인협 = 박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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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귀성 기자 skanskdl0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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