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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버스터 참관 중고생들 “테러방지법 생사람 잡을 것 같다”

기사승인 2016.02.26  17:3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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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리버스터 진행되는 국회 방청석엔 중고생들로 ‘북적’

테러방지법을 저지하기 위한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 등 야당 의원들의 필사적인(?) 필리버스터(무제한 자유토론을 이용한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가 70시간을 넘긴 가운데, 첫날에 한산했던 국회 본회의장 방청석에 시간이 갈수록 방청객들이 늘고 있다. 필리버스터 3일째 진행 중인 26일 오후 국회 방청석은 3분의 2가량의 방청객이 들어찼다.

다소 의아한 것은 방청석에 앉아 있는 이날 방청객 가운데 적지 않은 숫자가 중고생들이라는 것으로 성인과 대학생도 간간이 눈에 띠었다. 평택에서 같이 왔다는 K모 Y는 친구 사이로 올해 고등학교에 진학하는 예비 고등학생이다.

이들은 “친구와 둘이 같이 왔다. 오늘 국회 와서 보기를 잘했다. 김현 의원의 필리버스터 발언 모습을 봤다. 뉴스에서 보던 것 보다 훨씬 심각하다”며 “이런 내용들을 우리 친구들이 잘 모른다”고 테러방지법 관련 청소년들의 관심을 대변했다.

이들은 ‘어떻게 국회까지 오게 됐느냐’는 본지 기자의 질문에 “처음엔 인터넷 기사를 보고 테러방지법을 알게 됐다”면서 “테러방지법이 좋은 건 줄 알았는데 최근 (필리버스터가 시작된 후) 실시간 검색어를 보고 관심이 깊어져 인터넷 검색해서 알게 됐다. 유튜브 동영상도 보게 됐다. 그리고 국회에 와서 직접 볼 생각을 하게 됐다”고 테러방지법 관련 지식 습득 과정까지를 소개했다.

이들은 “국회 오려고 하니 막상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네이버를 검색했는데 신청하는 싸이트가 있어 신청하게 됐고, 정의당에서 안내해줬다”면서 “오늘 저녁 8시까지 듣고 (평택으로) 내려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특히 이날 방청 소감을 묻자 “김현 의원이 17세 소녀가 트위터에 올린 글을 읽어줬는데 크게 공감했다”면서 “가끔 기침을 하면서 말을 하는데 힘들어보였다”고 털어놨다.

이들은 ‘테러방지법’에 대해 그간 알게 되고 느끼고 판단한 것‘을 묻자 “미국 애국자법과 비슷한 것 같다. 애국자법을 자세히는 모르지만 분명 미국 애국자법과 비슷하다”며 “장난으로 문자만 보내도 범죄를 하지 않았어도 장난삼아 보낸 문자를 범죄행위로 간주하는 악법인데, 테러방지법이 그런 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나아가 박근혜 정부가 테러방지법 추진을 강행하는 것에 대해 “우리나라가 테러가 많이 발생하는 나라도 아니고, 또 그 법을 실행한다고 해서 실제로 테러가 방지될지는 모르겠다”면서 “오히려 생사람 잡을 것 같다”고 나름대로 판단했다.

이들은 이어 ‘왜 그렇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엔 “관심을 갖고 보니까 테러방지법이 모든 사람의 개인정보라든지 사생활을 본인 의사를 묻지 않고 침해한다는 것은 헌법에도 위반되는 절대 해서는 안 될 법”이라면서 “예를 들어서, 만일 테러방지법이 되면 시위를 주도하는 사람들을 털고 대통령이 잘못했다는 것을 SNS 같은 곳에 올리면 개인 신상을 털어 마녀사냥을 할 수도 있다고 본다”고 테러방지법의 악용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이들은 이에 덧붙여 “국정원을 국민들이 신뢰하지 않는다”면서 “국민들이 (중요한 문제가 있는) 살인사건도 단순 자살로 조작하고, 간첩조작 사건도, 댓글 조작 사건 등으로 인해 국민들이 국정원을 신뢰하지 않는다”고 전제했다.
 
이들은 한걸음 더 나아가 “테러방지법이 시행되면 국정원의 권력이 더 몰아주기 때문에 권력 남용이 일어날 것 같다. 국민 신뢰하지 않는다”며 “비공개가 지금도 충분히 많아서 접근이 안 되는 기관인데 더 큰 권한을 갖게 되면 누구도 접근이 불가능할 것 아닌가? 국민들이 볼 수 없는 기관이라 자체적으로 무슨일을 계획하거나 비리와 같은 것을 저질러도 국민들이 볼 수가 없게 된다”고 부연했다.

이들은 ‘테러방지법이 당장 본인들에게 미칠 영향’에 대해 묻는 말엔 “우리가 성인이 됐을 때 결혼생활을 들여다 보거나, 시위에 참가했을 때 정부가 우리를 테러범으로 몰 것 같다”면서 “박근혜 대통령이 군중 시위를 IS같다고 했기 때문에 이런 생각이 드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들은 본지 기자와의 대화를 끝내고 곧바로 다시 국회 본회의장으로 들어갔다. 먼 곳에서 올라온 만큼 악착같이 연단에 나온 의원들의 발언을 한마디라도 더 듣고 가겠다는 표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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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귀성 기자 skanskdl01@hanmail.net

<저작권자 © 한국인터넷언론인협동조합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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