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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병준 전국건설산업노동조합 위원장 사퇴 요구 ‘들불’처럼 번져

기사승인 2021.07.15  18:2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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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노총 전국건설산업노조 지역 간부들 “진병준 사퇴” 요구

▲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전국건설산업노동조합 지역 권역 간부들이 지난 12일(추정) 청와대와 대검찰청 앞에서 진병준 위원장 사퇴를 촉구하는 1인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사진=전국건설산업노동조합 소속 조합원 제공

[한인협 = 박귀성 기자] 한국노동조합총연맹 내부 전국건설산업노동조합(위원장 진병준)이 내홍에 휩쌓였다. 건국건설산업노동조합 소속의 한 지역 간부가 비위 행위로 인해 형사 사건으로 기소돼 재판이 진행되고 있는 것을 두고 진병준 위원장의 사퇴 요구가 끊이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전국건설산업노동조합의 한 주요 임원은 14일 본지 기자와의 대화에서 “전국건설산업노조 지역 간부들이 진병준 위원장의 사퇴를 요구하고 있는 조직 분열 사태가 최근 악화일로를 달리고 있다”면서 “우리 노조가 새롭게 바뀌어야 하는데, 지금 현재는 ‘노동적폐’가 돼 있는 상황이다. 누구에게 노조한다고 말하는 게 창피할 지경”이라고 설명하면서, 진병준 위원장 사퇴 목소리가 담긴 영상을 함께 제공했다.

전국건설산업노동조합 소속의 조합원들이 대거 조직을 탈퇴하는 현상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전국건설산업노동조합 한 지역 권역조직의 경우 수십명에서 수백명의 조합원으로 구성돼 있는데, 이런 지역조합원들이 한날 한시에 전원 탈퇴하여 다른 노동조합으로 가입하거나 노동조합 활동을 포기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는 거다.

전국건설산업노동조합 소속 지역 권역 간부들은 청와대 분수와 대검찰청사 정문, 법원 앞, 연맹 건물, 지상파 방송사 입구 등지에서 1인 시위를 이어가며 진병준 위원장과 지도부의 사퇴를 촉구하는 등 조합원들의 대거 탈퇴와는 별도의 내분 사태를 확산시키고 있다. 일부 지역 조직과 조합원들은 심지어 진병준 위원장 ‘탄핵’의 목소리를 내고, ‘탄핵운동 염판장’을 돌리고 있다는 전언도 있다.

전국건설산업노동조합 각 지역 조합원들의 집단 탈퇴 이유는 다양하다. 본지 기자가 탈퇴한 지역 간부나 조합원들에게 조합탈퇴 이유를 물어본 바 이들 조합원들은 “▲ 조합원으로 활동하지만 일거리가 없어 오랜기간 수입이 없었다 ▲ 조합 간부들은 수개월 또는 일년 내낸 집회나 생존권 투쟁 참여를 독촉하고, 실제로 집회 현장에 동원되지만 조합원들에게 돌아오는 실익이 없는 경우가 많다 ▲ 생존권 투쟁 집회 때는 종종 다른 노조와 충톨이 벌어지는 경우도 많아 타 노조 피해자나 건설공사 원청사 및 단종회사에 의해 고발을 당하는 경우도 많지만 조직에서 조합원 개개인을 책임져 주는 경우가 드물다 ▲ 일을 못하고 있는데도 간부 상임비나 투쟁비 등 각종 명목으로 각출하는 돈이 너무 많다 ▲ 매달 적지 않은 돈을 이런저런 명목으로 걷어가면서 정작 돈을 어디에 쓰는지, 무엇을 했는지.. 조합원 개인 입장에선 조직의 회계는 전혀 알 수가 없다”는 등의 설명과 함께 관련 자료나 주장을 뒷받침할만 한 증거를 함께 제공했다.
일부 조합원들은 심지어 “불법적으로 목돈을 부당하게 요구하거나, 향응 제공 요구, 일감을 미끼로 금품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면서 “많은 조합원들을 동원하여 집회하는 위력으로 공사현장을 압박하고, 원청사나 단종회사로부터 간부가 ‘딜?’을 하고 집회를 철수하는 허탈한 경우도 적지 않다”고 폭로하는 이도 있었다.

한국노총 전국건설산업노동조합 소속의 한 여성 조합원 윤○○ 씨는 13일 국회의원들에게 전달하는 ‘호소문’을 발표했다. 자신을 여성조합원이라고 소개하고 실명을 공개한 해당 여성 조합원은 호소문을 통해 “건설현장에서 힘들게 일하며 조합원들을 이끌어 나가야 할 간부들이 조합비를 유용(검찰 공소 5억 원)하며 건설현장에서의 횡포를 부리는 것도 모자라 심각한 도덕적 해이에 절어 있음을 알게 됐는데, 그 중심에는 한국노총 건설산업노동조합 건설기계분과 경기남부지부장인 김○○이라는 사람이 있다. 그는 성매매알선등행위의처벌에관한법률위반(성매수) 등으로 구속이 된 상태”라고 한 지역 간부가 저지른 사건 경위를 나열하기 시작했다.

그는 이어 “건설현장에서 조합원들에 게 모범을 보여야 할 간부가 유흥업소에 드나들며 성매매를 하고 그것도 모자라 피해 여성을 강간, 폭행을 하고 사건을 무마하려는 등 파렴치한 범행을 저지른 것”이라면서 “이런 상황에서 더 분노할 만한 점은, 이런 범죄자를 해임하기는커녕 연맹(한국노동조합총연맹을 조합원들이 함축해 부르는 호칭)이 그 책임자 진병준 위원장의 주도하에 김창학을 비호하고 두둔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진병준 위원장의 사퇴를 요구하는 이유를 공개했다.

그는 이에 덧붙여 “노동계를 올바르게 이끌고 노사발전을 위해 힘써야 할 간부가 더러운 욕망의 개가 되어 조직의 명예를 실추시키고 있는 것은 물론, 간부로서의 지위와 책임을 저버리는 행동을 지켜 볼 수 없는 답답한 제 심정은 조합원의 알권리를 막고 귀와 눈을 가리려는 진병준 위원장의 행태를 보면서 더욱 폭발할 수밖에 없었고 이렇게 의원님께 호소하게 된 것”이라고 말해 진병준 위원장 사퇴의 목소리를 국회 정치권으로 확산시켰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전국건설노동조합 내외에서 ‘상징적 존재감’으로 조합 내외 인사들에게 두터운 신망을 얻고 있는 송기옥 건설현장분과 총괄본부 서경지부 정책연구원장도 자신을 “철근공”이라면서 “나는 노가다이다”라는 소회를 적은 글에서 “한국노총 건설산업노동조합에는 두 부류가 있다”면서 “조합을 내 몸처럼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들과 단순히 노조를 먹고 살기 위한 수단 혹은 노사관계를 경멸과 저주, 분쇄의 대상으로 몰아가며 분노를 표출하는데에 도구로 이용하는 사람들이 있고, (또 다른 하나는) 조합을 성범죄 집단으로 만들어버리며 사회의 지탄 대상으로 몰고 하는 줄도 모르고 자신의 수하들을 수족처럼 부리며 순종하는 사람들로 채우는 허수아비 집단으로 만들어 간다”고 조합 현실에 대한 개탄이 섞인 성토를 쏟아냈다.

송기옥 원장은 그러면서 “나는 언제부터인가 내 몸에 걸친 조끼가 부끄러웠고 조합원 동지들을 볼 때마다 미안함과 죄책감을 동시에 느꼈다”면서 “노동조합을 이끈다는 수장이, 우리 노동조합을 혐오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외부의 관점은 아랑곳하지 않고, 자기 검열 없이 오직 자신의 세력을 구축하며 꼬랑지를 흔드는 자들에게 직책을 남발하며 충성의 수단으로 삼고, 오직 복종만을 요구한다”고 작금의 전국건설산업노동조합의 행태를 꼬집었다.

송기옥 원장은 다시 “3개월 전 이미 기소가 된 강간상해 중범죄자를 이 시간까지도 옹호하는 것은, 그(김○○)를 제명할 경우 본인(진병준 위원장)의 추악한 이면을 들추어질 것이 두려워서이다”라면서 “이 과정에서 조합원과 간부를 분열과 반목과 파멸의 길로 몰아가며 현장에서 땀 흘리고 있는 조합원들이 지탄의 대상이 되고 있는 고통은 외면한 채 오직 자리 지키기에 연연하고 있다”고 진병준 위원장을 정면으로 겨냥했다.

송기옥 원장은 이에 더 나아가 “그들은 자신들의 행위가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 간과한 채 반사회적 · 반인권적 · 반노동조합적이며 가장 악랄하고 비열한 짓을 일삼고 있으며 이에 대한 일말의 양심을 기대하는 것조차 사치스러운 일”이라면서 “우리 조직은 진병준과 육○○ 그리고 그를 맹목적으로 복종하고 따르는 사람들로만 채워 사유화하기 위해 만들어진 조직이 아니다”라면서 “이 조직이 여기까지 오는 데에는 수 많은 동지들이 이른 새벽 찬 서리를 맞고 눈과 비에 젖어 추위에 떨어가며 새벽잠도 뒤로한 채 오직 조직만을 위해서 싸우고 얻어맞으며 온몸으로 밀고 가는 노력이 있었다”고, 조합이 지금까지 걸어온 간난신고(艱難辛苦)의 지난 세월을 회고했다. 

송기옥 원장은 다시 “이 조직을 성장시키고 활성화한 주체는 현장조합원인 것을 망각한 진병준과 그 측근들은 승용차 뒷좌석에 파묻혀 뒷돈 챙길 궁리만 하고 스마트폰만 뒤적일 때, 현장조합원과 현장간부들은 투쟁 속에서 얻어터진 아구창의 피를 눈물로 삼켜가며 조직의 안위와 미래를 걱정하며 앞만 보고 달려온 것”이라면서 “지금 나는 사랑하는 조합원들과 가족들 쳐다보기도 창피하다. 더 이상 조직의 명예를 더럽히지 말자. 하긴 그것을 아는 자들이었더라면 벌써 자리를 내려놓았을 것이다. 조합원들에게 규약과 규정을 교부하지 않는 위원장과 사무처장이 있다는 것을 노동조합 생활 20년 동안 한 번도 들어본 바가 없다”고 따끔하게 꼬집었다.

송기옥 원장은 장문의 이날 글 말미엔 “부끄러움이 무엇인지 검색이나 해보길 바란다. 지도부가 평조합원들의 머리 꼭대기에 있다는 생각은 부디 접길 바란다. 피땀 흘리며 현장을 지키는 조합원들은 우리를 날카로운 시선으로 지켜 보고 있음을 명심하라. 그들의 식견과 혜안을 무시하지 않길 바란다. 노동조합은 가장 자율적이고 민주적으로 움직여야 한다”면서 “▲ 조합비를 납부하는 조합원들에게 투표권을 주고 지도부를 선출할 수 있도록 폐쇄성과 독단·독선을 벗고 조합비를 투명하게 운영할 수 있도록 개혁에 서둘러야 한다. ▲ 우리들은 노동조합을 원래의 모습으로 돌려놓고 상식적인 노동조합으로 돌려 놓는데에 힘써야 한다. ▲ 부도덕한 지도부는 그냥 빨리 내려오길 바란다. 작금의 피해는 오롯이 조합원 동지들의 몫이고. 최대의 피해자는 현장의 동지들이다. 나는 동지들과 개혁으로 고무된 우리 조직의 희망찬 미래를 생각한다”고 진병준 위원장과 노조 지도부를 향해 따금한 정문일침(頂門一針)을 가하고 이날의 글을 마무리했다.

한편, 본지 기자는 15일 오전까지 전국건설산업노동조합 진병준 위원장과 본부 사무국 공보담당 조모 차장 등 관련 인사들에게 여러 차례 ‘입장’ 내지 ‘반박’을 묻고자 시도했으나, 이렇다 할 회답을 얻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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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귀성 기자 skanskdl0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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