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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톨게이트 수납원들 고공농성 8일째, 의료진 “최악 여건, 건강 악화”

기사승인 2019.07.08  08:5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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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고된 수납원 1500명 8일째 경부고속도로 서울 요금소서 노숙농성

▲ 전국 고속도로 요금소 수납원 노동자들 1000여명이 노숙농성에 돌입하고 8일째 되는 7일 오전 한국도로공사 서울사업소 앞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고 있다.

[한인협 = 박귀성 기자] 이강래 사장의 자회사 전환에 반대하며, 한국도로공사 직접고용을 요구하고 있는 전국 고속도로 요금소 수납원 노동자들이 경부고속도로 서울요금소 지붕위로 올라가 폭염의 무더위를 무릅쓰고 고공농성에 들어간지 8일째가 된 7일 오전 본지 기자가 현지 고공농성과 노숙농성을 이어가는 처참한 농성현장을 찾았다.

먼저, 한국노총 소속 톨게이트노동조합 조합원과 민주노총 소속 일반연맹 요금소 수납 노동자들 1500여명이 한국도로공사 자회사 전환에 맞서다 지난달 30일 용역회사 계약만료를 이유로 집단해고 됐다. 즉, 자회사 전환을 반대하며 자회사에 지원서를 내지 않은 노동자들이 일률적으로 집단 해고된 거다. 이에 대해 수납원 노동자들은 “해고는 살인이다. 이강래가 살인자다!”라는 구호를 외치며 요금소 수납 노동자 43명은 30일 이른 새벽 경부고속도로 요금소 지붕 위로 올라갔다.

이에 호응하여 해고된 요금소 수납원 노동자들은 일제히 “이제 집에 가도 할 일이 없고, 직장에는 출근할 수도 없다”면서 전국에서 경기도 성남시 궁내동 소재 서울요금소로 몰려들어 무기한 노숙농성에 돌입을 선언하고 8일째 여름 무더위와 모기, 쐐기, 하루살이 등 해충들이 몰려드는 곳에서 각종 쓰레기와 악취 속에서 풍찬노숙을 하고 있다.

노숙농성을 이어가고 있는 노동자들은 본지 기자를 만나자마자 지금까지 이렇다할 해결책을 내지 않고 납작 엎드려 있는 한국도로공사 이강래 사장의 처신에 대해 맹렬한 비난을 쏟아냈다. 특히 수도권 인근 요금소에 근무한다는 한 해고 노동자(여, 56세)는 “이강래가 정치를 하려고 우리를 해고한 상태로 다음 사장에게 떠넘기고 정치권으로 가버리려는 속셈인가 본데, 어림없는 생각”이라면서 “이강래가 전국 어디를 가든 절대로 정치를 못하게 우리들이 막을 것이다. 만일 더불어민주당이 공천을 준다면 우리는 비슷한 조건의 노동자 단체들과 연대해서 더불어민주당을 규탄하고 이강래 낙선운동을 강력하게 펼쳐나갈 것!”이라고 목소리를 한껏 높였다.   

지난 6일엔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지역이 섭씨 36.1도를 기록하며 80년만의 기록적 무더위를 보이면서 서울요금소 지붕의 온도계는 섭씨 50도를 오르내렸다. 사람이 살 수 없는 살인적인 무더위가 연일 계속되면서 의료계 자원봉사 의료진이 이곳 고공농성장을 찾아 노동자들의 건강를 검진했고, 현장에서 곧바로 그 결과를 발표했다.

6일 고공농성과 노숙농성 현장을 찾은 녹색병원의 4명의 의료진과 이대 목동병원에서 나온 1명으로 구성된 의료진은 노동자들의 건강상태를 진단하고 그 결과에 대해 “한마디로 인간이 머무르면 안 되는 곳에 지금 수십 명의 중년 여자 분들이 머물고 있다”면서 “(요금소 지붕이) 넓은 공간일 줄 알았는데. 첫째 바닥 노면이 예상치 못하게 튀어나온 철재구조물들이 수없이 많아 아무리 긴 시간 주거한다 해도 공간을 인식하고 위험을 예방할 수 있는 곳이 아니다”라고 열악한 고공농성장에 대해 설명했다.

의료진은 이어 “매연으로 인해 모든 공간이 시커멓게 그으름으로 덮혀 있어서 지금 상주하는 분들이 치워놓은 공간 외엔 한 뼘만 지나가도 시커먼 매연이 두껍게 묻혀 지고 있다”면서 “이로 인해 평상시 건강했던 사람도 후두염, 고혈압에 시달리고 있고, 고온과 더러운 물로 인해 피부염을 앓고 있으며, 모기 등에 물린 상처가 염증으로 번지고 있다”고 전했다.

의료진은 나아가 “의사로서 참으로 미안하지만 치료방법은 캐노피에서 내려오는 것 밖에는 없다. 임시방편으로 항생제 등의 처방을 했지만 불안하다”면서 “또한. 서울 영업소 지상에서 진료 받은 분(노숙농성 노동자)들도 이상 고혈압과 피부병 등의 증상이 만연하다”고 진단결과를 상세히 설명했다.

의료진은 다시 “하루빨리 이 사태가 마무리 되길 바란다. 인권은 건강한 노동을 하고 정당한 대우를 받을 권리도 포함한다”면서 이강래 사장의 부당한 노동권 탄압을 우회적으로 지적했다. 한국노총 소속 톨게이트노조 김병종 부위원장은 이와 같은 내용을 전하면서 “힘든 상황에 큰 힘을 보태어주신 의료진 분들께 감사드린다”며 이날 현장을 찾은 의료진에 대해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성남시 분당구 궁내동 소재 한국도로공사 서울영업소에서의 고공농성과 대규모 노숙농성 소식이 알려지자 이번엔 성남시 거주 시민사회단체가 이들을 돕기로 나섰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지지하는 성남시 거주민들로 구성된 한 시민사회단체 이정우 대표는 “모기와 날벌레 해충이 창궐한 곳에서 사람이 어찌 살겠나?”라면서 “지금 주변 지인들에게 알아보고 방역 작업을 할 수 있도록 조치해서 최소한 파리, 모기, 해충에게 입는 피해는 막아야할 것”이라고 말하면서 직접 팔을 걷고 나섰다.

이정우 대표는 분당보건소 이영숙 방역팀장과 협력해서 이날 오후 4시쯤 1500여명의 요금소 수납원 노동자들이 집단 노숙농성을 하고 있는 한국도로공사 서울사업소 주변에 긴급방역을 실시했다.

지역 노동자들도 이들 요금소 수납원 노동자들의 노숙농성 지원에 나섰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성남광주하남 지역본부 이용배 위원장은 본지 기자와의 통화에서 “이처럼 열악한 조건에서 노동자들이 장기간 투쟁을 하고 있는데, 지역 노조 차원에서 도울 일이 있으면 적극 도울 것”이라면서 “일단 현지 사정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고 우리조합 차원에서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보겠다”고 협조의 뜻을 분명히 했다.

한편, 한국도로공사 전국 고속도로 요금소 수납원 노동자들의 “자회사 반대, 직접고용 요구” 투쟁은 이제 정치권 차원에서 이슈가 됐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의 한 국회의원은 “대체 이강래 사장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수가 없다. 문재인 대통령 노동정책 기조를 역행하고 있는 게 분명하다”는 지적을 내놨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의 한 야당 국회의원은 자회사를 강행하고 있는 이강래 사장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이 공공기관 비정규직 제로라고 공언한 것은 국민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인데, 이강래 사장이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과 공언을 보기 좋게 짓뭉개버린 처사”라고 이강래 사장에 대해 날선 지적을 가했다.

<사진>
전국 고속도로 요금소 수납원 노동자들 1000여명이 노숙농성에 돌입하고 8일째 되는 7일 오전 한국도로공사 서울사업소 앞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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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귀성 기자 skanskdl01@hanmail.net

<저작권자 © 한국인터넷언론인협동조합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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