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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 ‘5·18민주화운동 기념식’ 명연설 “환호!”

기사승인 2019.05.18  13: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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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5.18민주화운동’ 연설 “광주 무거운 짐, 국가와 국민의 몫”

▲ <사진>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오전 광주광역시 북구 운정동 민주로 소재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열린 제39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환호성이 터져 나오는 기념사를 했지만, “여기가 어디라고 감히! 황교안은 절대 못 온다” “황교안 왜 왔냐. 물러가라” 등 성난 구호로 무장한 광주시민들의 반대에도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환영받지 못한 행사장에 기어이 들어섰다. 민중당 소속 한 당원이 이날 비가 내리는 5.18민주묘지 입구에서 황교안 대표 참석 반대 손피켓을 들고 있다.

[한인협 = 박귀성 기자] 환대받은 문재인 대통령, 야유받은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성난 광주 민심은 문재인 대통령과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를 극명하게 맞이했다. 18일 광주광역시 북구 운정동 소재 국립 5.18민주묘지 입구에는 “여기가 어디라고 감히!” “황교안 왜 왔냐. 물러가라” 등의 현수막이 가득 찼고, 성난 광주시민들은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39주기 5·18민주화운동’ 기념식 참석을 강행하면서 반감과 반대의사를 분명하게 나타내면서 결국 마찰을 빚었다. 황교안 대표는 18일 오전 9시30분쯤 당직자들과 초록색 한국당 관광버스를 타고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 입구에 도착했다.

이때 민중당 소속 당원들은 저마다 일정한 간격으로 늘어서서 손피켓으로 황교안 대표의 방문을 반대하다가 황교안 대표가 도착하자 5.18민주묘지 입구를 막고, ‘인의 장막’을 쳤다. 하지만, 황교안 대표 수행인사들은 현장 질서를 유지하는 수십명의 경찰 도움을 받아 어렵사리 기념식장 안으로 진입했다. 묘지 입구부터는 국가 보훈처에서 사전 신청에 의해 발급한 입장권을 소지하지 않으면 입장할 수 없기에, 광주 시민들은 더 이상 황교안 대표를 제지하기 못했다.

본래부터 물리적 충돌이 예상됐던 황교안 대표의 이날 광주행은 5.18민주묘지 입구에 들어서는 과정에서 일부 5.18 단체 관계자들과 민중당 광주시당 당원들의 반대 속에 고성이 터져나오고 황교안 대표 수행원과 경찰 등이 시민들과 격렬한 몸싸움으로 충돌을 야기했고, 황교안 대표는 결국 경찰 병력에 둘러싸인 채 기념식장 정문이 아닌 옆문으로 돌아 기념식장에 들어서는 촌극이 연출되기도 했다.  

반면,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5.18민주화운동 기념사를 통해 광주 시민들의 열렬한 환영을 받았다. 약 17분간 이어진 문재인 대통령의 이날 감동적인 연설은 기념식장에 참석한 5.18 희생자 유가족과 부상자 및 각계 참석인사의 눈물을 자아내기도 했고, 10여차례 박수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이 “5.18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의 조속한 실행은 국회 정치권의 몫”이라는 취지로 국회에 대한 촉구를 강조할 때는 참석자들 속에서 환호성이 튀어나오기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천운도 있었다. 전날 오후부터 멈추지 않고 내리던 장대비로 이날 기념식에 참석하려던 외지 인사들이 기념식에 대해 저마다 깊은 우려를 쏟아냈고, 기념식 주최측과 각 시민사회단체에선 이날 기념식 참석자들에게 비닐 우비를 나누어주기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기념식장에 도착하자마자 거짓말같이 짓궂은 빗방울이 그치기 시작해서, 문재인 대통령이 기념사를 하기 위해 단상에 오를 즈음엔 비가 완전히 그쳤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기념사에서 “어김없이 오월이 왔다. 떠난 분들이 못내 그리운 오월이 왔다. 살아있는 오월이 왔다. 슬픔이 용기로 피어나는 오월이 왔다”면서 “결코 잊을 수 없는 오월 민주 영령들을 기리며, 모진 세월을 살아오신 부상자와 유가족께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광주 민주화운동 이후 39번째 맞이하는 ‘오월’에 대한 남다른 감회로 서두를 열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어 “내년이면 5.18 민주화운동 40주년이다. 그래서 대통령이 그때 그 기념식에 참석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들이 많았다”면서 “하지만, 저는 올해 기념식에 꼭 참석하고 싶었다. 광주 시민들께 너무나 미안하고 너무나 부끄러웠고, 국민들께 호소하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이날 전격적으로 기념식에 참석하게 된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그러면서 “특히 광주시민 여러분과 전남도민들께 다시 한 번 말씀드리고 싶다. 80년 5월 광주가 피 흘리고 죽어갈 때 광주와 함께하지 못했던 것이 그 시대를 살았던 시민의 한 사람으로 정말 미안하다”면서 “그때 공권력이 광주에서 자행한 야만적인 폭력과 학살에 대하여 대통령으로서 국민을 대표하여 다시 한번 깊이 사과드린다”고 담담히 말할 때 참석자들 중에 눈물을 쏟는 이가 적지 않았다.

문재인 대통령은 부끄럽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아직도 5.18을 부정하고 모욕하는 망언들이, 거리낌 없이 큰 목소리로 외쳐지고 있는 현실이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너무나 부끄럽다. 개인적으로는 헌법 전문에 5.18정신을 담겠다고 한 약속을 지금까지 지키지 못하고 있는 것이 송구스럽다”고 미안한 속내를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은 1980년 오월 광주는 우리 국민에게 깊은 부채 의식을 남겼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잠시 목이 매인 듯 “오월의 광주와 함께하지 못했다는 것, 학살당하는 광주를 방치했다는 사실이 같은 시대를 살던 우리들에게 지워지지 않는 아픔을 남겼다. 그렇게 우리는 광주를 함께 겪었다. 그때 우리가 어디에 있었든, 오월의 광주를 일찍 알았든 늦게 알았든 상관없이 광주의 아픔을 함께 겪었다”고 말하고, 잠시 불규칙한 호홉을 가다듬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그 부채의식과 아픔이 1980년대 민주화 운동의 뿌리가 되었고, 광주시민의 외침이 마침내 1987년 6월 항쟁으로 이어졌다. 6월 항쟁은 5.18의 전국적 확산이었다.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광주에 너무나 큰 빚을 졌다”면서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같은 시대, 같은 아픔을 겪었다면, 그리고 민주화의 열망을 함께 품고 살아왔다면 그 누구도 그 사실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라고 광주 5.18민주화운동에 대해 평가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최근 5.18민주화운동을 폄훼하고 왜곡하는 세력을 의식한 듯 “5.18의 진실은 보수·진보로 나뉠 수 없다. 광주가 지키고자 했던 가치가 바로 ‘자유’이고 ‘민주주의’였기 때문이다. 독재자의 후예가 아니라면 5.18을 다르게 볼 수 없다”고 분명하게 선을 긋고는 “‘광주사태’로 불리었던 5.18이 ‘광주 민주화 운동’으로 공식적으로 규정된 것은 1988년 노태우 정부 때였다. 김영삼 정부는 1995년 특별법에 의해 5.18을 ‘광주 민주화 운동’으로 규정했고, 드디어 1997년 5.18을 ‘국가기념일’로 제정했다. 대법원 역시 신군부의 12.12 군사쿠데타부터 5.18 민주화 운동에 대한 진압 과정을 군사 반란과 내란죄로 판결했고, 광주 학살의 주범들을 사법적으로 단죄했다”고 역사적 사법적 판단에 근거한 사실을 일일이 열거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우레와 같은 박수 속에서 “이렇게 우리는 이미 20년도 더 전에 광주 5.18의 역사적 의미와 성격에 대해 국민적 합의를 이루었고, 법률적인 정리까지 마쳤다. 이제 이 문제에 대한 더 이상의 논란은 필요하지 않다. 의미 없는 소모일뿐”이라면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민주주의 발전에 기여한 광주 5.18에 감사하면서 우리의 민주주의를 더 좋은 민주주의로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다. 그럴 때만이 우리는 더 나은 대한민국을 향해 서로 경쟁하면서도 통합하는 사회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단정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5.18민주화운동 진상규명과 관련해서는 “하지만, 학살의 책임자, 암매장과 성폭력 문제, 헬기 사격 등 밝혀내야 할 진실이 여전히 많다. 아직까지 규명되지 못한 진실을 밝혀내는 것이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이라면서 “광주가 짊어진 무거운 역사의 짐을 내려놓는 일이며, 비극의 오월을 희망의 오월로 바꿔내는 일이다. 당연히 정치권도 동참해야 할 일이다. 우리가 모두 함께 광주의 명예를 지키고 남겨진 진실을 밝혀내야 한다”고 역설할 때는 이날 참석자들 속에서 환호성이 튀어나왔다.

이날 문재인 대통령은 “오월은 더 이상 분노와 슬픔의 오월이 되어서는 안 된다. 우리의 오월은 희망의 시작, 통합의 바탕이 되어야 한다. 진실 앞에서 우리의 마음을 열어놓을 때 용서와 포용의 자리는 커질 것”이라면서 “진실을 통한 화해만이 진정한 국민통합의 길임을 오늘의 광주가 우리에게 가르쳐준다. 광주에는 용기와 부끄러움, 의로움과 수치스러움, 분노와 용서가 함께 있다. 광주가 짊어진 역사의 짐이 너무 무겁습니다. 그해 오월, 광주를 보고 겪은 온 국민이 함께 짊어져야 할 짐”이라고 말해 사실상 5.18민주화운동 관련 진상규명이 국민화합의 최우선에 있음을 재차 강조했다.

한편, 이날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한 관련 단체 인사들과 광주 시민들은 39주년 기념행사가 끝나자 마자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의 광주 방문에 대해 분기탱천해서, 일부 인사들은 자유한국당 광주시당으로 몰려갔다. 이들은 이날 오후 2시부터 자유한국당과 황교안 대표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향후 본격적으로 ‘자유한국당 해체 행동에 돌입할 것’을 천명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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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귀성 기자 skanskdl0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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